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5

산 너머 남촌에는 - 김동환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3. 9. 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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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남촌에는-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영(嶺)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김동환 詩-
 (조선문단 18호,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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