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의 시 - 곽재구 詩 - 파란 가을의 시 - 가을에는 먼 길을 걷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며 걷고 파란 강물을 따라 걷고 언덕 위의 파란 바람을 따라 걷습니다 가을에는 마주치는 이의 얼굴도 파랗습니다 염소를 몰고 가는 할머니의 주름살도 파랗고 계란이 왔어요 번개탄이 왔어요 장돌림 봉고차의 스피커 목소리..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2014.06.14
황홀한 고백 - 이해인 詩 -황홀한 고백-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거대한 밤 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2010.06.09
향수 - 정지용 시 -향수(鄕愁)-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2010.05.05
해질 무렵 어느날 - 이해인 詩 - 해질 무렵 어느날 -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 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2010.05.05
하늘 - 박두진 詩 -하 늘 -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 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201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