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5

사슴 - 노천명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3. 9. 14. 21:14
728x90



- 사 슴 -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 노천명 詩 -
(시집, 珊瑚林,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