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8

자화상 - 윤동주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3. 9.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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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自畵像) -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詩-

배경화면 :

Dolomitte,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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