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8

장 날 - 노천명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3. 8. 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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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날 -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릿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 노천명 詩 -
(시집,「珊瑚林」1938년)
* 돈사야 : 팔아야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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