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rdes
-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치는 땅, 루르드 -
노르망디 지방의 리지외와 더불어 프랑스 2대 성지로 알려진 루르드의 역사는 벨라뎃다 (Bernadette Soubirous)라는 소녀에게 성모 마리아가 처음 발현한 1858년부터 시작된다.
벨라뎃다에게만 열여덟 번을 나타난 성모의 가르침대로 땅을 판 곳에서는 물이 솟았고, 그것은 곧 기적의 시작이 되었다.
석수장이인 한 장님이 그 물을 떠서 눈을 씻고는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뒤로 많은 사람이 병을 고치기 위해 기적의 샘에 몰려들었고,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병 낫는 일이 지금껏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882년부터 이 지방 의료국은 동굴 아래의 샘에서 솟는 물을 마시거나 그 물에 몸을 씻은 후 병이 나은 사람들을 의학적으로 증명하여 '완치 증명서'를 발급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자기가 살던 곳 의사에게서 불치의 병으로 확인받고 루르드로 온 병자들이 병을 고치고는 일년 뒤에 다시 와서 재발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완치 증명서'를 받아간다.
의료국은 이때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고 '불치병으로 간주되었던 것이 나았다'라고 발표한다.
성모 마리아의 첫 발현이 있은 뒤로 50년 동안 400건의 기적이 일어났다. 요즘도 한 해에 평균 열다섯 차례의 불치의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성당 앞에 있는 광장에는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목발을 짚은 불구자와 들것에 누운 병자들이 줄을 지어 '성체 거동'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다섯시가 되면 신부가 이들 사이를 오가며 성체 강복을 하며, 이때 의사와 간호원이 수녀와 함께 병자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세계 각처에서 몰려든 병자들 말고도 루르드는 참배객들로 늘 만원이다.
신자이든 아니든 간에 인간이 이겨낼 수 없는 것에 대한 구원의 열망이 한번쯤은
이곳으로 발길을 향하게 하는 듯 했다.
루르드는 현대적인 풍경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고장이다.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 풍습이 변해가도 이 산골 마을의 삶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다. 약한 인간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곳은 절대자 앞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떠나오는 길에서 보았던 양떼를 몰고 언덕을 올라가던 소년의 천진한 눈빛이 오랫 동안 내마음을 끌었다.
나는 지금도 어쩌다 루르드에서 본 풍경을 떠올리며 그 어떤 궁극적인 존재 또는 인간의 한계 같은 것에 대해 잠깐씩 생각이 미친다. 그리고 루르드기 인간에게 끝없이 겸손을 가르쳐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조중훈님 글 중에서>
|
'♡ 프랑스 > 기타지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 생 미셸1편 - 신비와 전설로 가득한 바위섬 (0) | 2016.10.20 |
---|---|
지베르니 - Giverny (0) | 2009.10.17 |
꼴마르 (0) | 2009.10.13 |
롱샹 성당 - The chapelle of Notre Dame du Haut in Ronchamp (0) | 2009.07.03 |
루르드 1편 -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치는 땅 (0) | 2009.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