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9

추일서정 -김광균 시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8. 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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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서정(秋日抒情) -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 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 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김광균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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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va, S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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