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이탈리아/이탈리아 중부

갈라 플라치디아의 영묘- Mausoleo di Galla Placidia, Ravenna, Italy외

용재천사 - Ailes d'ange 2009. 1. 27. 09:51
728x90

 

 

Mausoleo di Galla Placidia

 

 

- 갈라 플라치디아의 영묘 -

 

 

 

라벤나라는 작은 마을이 시골티를 벗고 로마제국 수도로서의 위용을 뽐낼 수 있게 된 것은 갈라 플라치디아라는 여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갈라 플라치디아는 로마제국의 수도를 밀라노에서 라벤나로 옮긴 오노리우스 황제(재위 395∼423)의 누이였는데 423년 오노리우스가 사망하자 대를 이은 그녀의 어린 아들 발렌티니아누스를 대신하여 섭정을 했으며 통치 기간에 문학과 예술을 전폭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이탈리아의 보물 목록을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했다.

 

 

산 비탈레 성당의 부지 내에 있는 갈라 플라치디아의 영묘는 바로 그녀의 무덤으로 424년에 지어지기 시작해 그녀가 죽기 직전인 450년에 완공되었다.

외부는 수수한 벽돌집이지만 내부는 전체가 모자이크로 뒤덮혀 대단히 화려하다.

 

 

 이 무덤은 겉에서 보기엔 붉은 벽돌의 작고 소박한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전체가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매우 화려하며 라벤나가 자랑하는 모자이크 건축물 제1호이다.

모자이크란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다양한 색상의 유리나 돌을 벽에 일일이 붙여서 장식하는 회화 기법을 가리키며, 기원전 3세기 정도 로마제국시대에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그것을 최고의 예술 경지로 끌어올린 곳은 바로 이곳 라벤나에서였다.

 

 

현재 라벤나에는 아름답고, 보존상태가 완벽하며, 가장 역사적 가치가

높은 모자이크  작품들이 남아 있다.

중의 백미가 갈라 플라치디아 무덤이다.

 

 

나는 이 무덤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이라 부르고 싶다.

그것은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은 십자가 모양으로서 외부는 붉은 벽돌로 아담하게 지어졌으나 내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흐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별들 가득한 청색으로 빚어진 모자이크는 천상의 세계를 보여주려는 듯 무덤의 천장을 덮고 있는데, 제작 된 지 1500년이 넘도록 손상 없이 완벽하게 보존이 되어 있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 십자가를 지고 불타는 철판위를 지나는 성 로렌스

 

로마제국은 그리스도 탄생 이후 300년 넘게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했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것은 380년이었으며 이때부터 서구의

정치, 사회, 문화를 비롯한 모든 영역은 그리스도교 없이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어진 갈라 플라치디아의 무덤은 로마제국의 통치자의 무덤이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모양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내부가 그리스도교를 표현한 그림들로 장식되었다는 점에서 로마제국의 그리스도교 수용상황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다.

 

갈라 플라치디아의 무덤은 멸망의 기로에서도 예술적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로마인들의 모습을 증언해준다.

 

 

 

<고종희교수의 '이탈리아 예술산책' 중에서 일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