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5. 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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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눈 -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박용래 詩-
(시집 『싸락눈』, 1969)

배경화면 :

Grindelwald, Swiss
* 말집 : 추녀가 사방으로 뺑 돌아가게 만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