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5. 1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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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村 -
하이얀 暮色 속에 피어 있는
山峽村의 고독한 그림 속으로
파아란 驛燈을 달은 마차가
한 대 잠기어 가고
바다를 향한 산마루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신주 위엔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바람에 불리우는 
작은 집들이 창을 내리고
갈대밭에 묻힌 돌다리 아래선
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
안개 자욱한 花園地의 벤취 위엔
한낮에 소녀들이 남기고 간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외인묘지의 어두운 수풀 뒤엔
밤새도록 가느다란 별빛이 내리고.
공백한 하늘에 걸려있는 촌락의 시계가
여윈 손길을 저어 열시를 가리키면
날카로운 古塔같이 언덕 위에 솟아 있는
퇴색한 성교당의 지붕 위에선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詩 - 
「조선중앙일보」(1935년 8월 6일)

배경화면 :

Assisi, Italy
그림 : Assi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