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6

옷을 벗는 나무들 - 신현봉 시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5. 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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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을 벗는 나무들 -
나무들이 새잎을 피워
송충이들에게 내어줍니다
햇빛과 비바람에 순종하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산새와 곤충들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보금자리가 되어줍니다
남의 자리를 훔쳐보는 일 없이
언제나 제자리를 지킵니다
다정한 이웃들과 어울려
밤이면 별빛을 우러르기도 합니다
상처 많은 나뭇잎이 아름다운 가을이면
다시 한 세상을 열기 위해
나무들은 옷을 벗습니다

-신현봉 詩-

배경화면 :

Grindelwald, Swiss
그림 : Grindelwald, Swi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