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2

길 - 노천명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3. 9. 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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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솔 밭 사이로 솔 밭 사이로
걸어 들어가자면
불 빛이 흘러 나오는
고가(古家)가 보였다.
거기-
벌레 우는 가을이 있었다.
벌판에 눈 덮인 달밤도 있었다.
흰 나리꽃이 향을 토하는 저녁
손길이 흰 사람들은
꽃술을 따 문 병풍의  
사슴을 이야기 했다.
솔 밭 사이로 솔 밭 사이로
걸어가자면
지금도
전설처럼
고가 불빛이 보이련만
숱한 이야기들이 생각날까 봐
몸을 소스라침은
비둘기 같이 순한 마음에서……

-노천명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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