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2

그리운 불빛 - 도종환 시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5. 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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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불빛-

 

        
 

산모퉁이 돌아 삼태기처럼 마을을 싸안은 기슭 아래 어둠을 툭툭 털어내면 그 안에 씨앗처럼 반짝이는 몇 개의 불빛
창 밖으로 도란도란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들으며
기와지붕의 뒷덜미 따스하게 만져 주거나
아직도 어느 먼 곳에서 돌아오지 못한 지친 걸음의 한 사람을 기다리다 늙은 등불
도시를 빠져나와, 정작 필요한 몇 사람을 위해 겨울이면 겨울 나무의 모습을 하고 저 있을 곳에 서 있는,
정겨워서 강 건너 이쪽에서도 언 손을 녹일 것 같은 착한 불빛
-도종환 詩-
배경화면 : Positano, Italy
그림 : Positano, 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