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천사의 작은세상

▶ 시인(詩人)의 마을/시인의 마을 10

해질 무렵 어느날 - 이해인 詩

용재천사 - Ailes d'ange 2010. 5. 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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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 무렵 어느날 -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 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 이해인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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